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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셸뎐 월린, <정치와 비전. 2 (서구 정치사상사에서의 지속과 혁신)>, 강정인 역. 서울: 후마니타스. 2009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9.08.26
첨부파일1
조회수
1729
내용


책 소개
『정치와 비전』은 미국의 살아 있는 정치사상가 중에서 가장 진보적이고 급진적인 학자로 꼽히는 셸던 월린이 1950~60년대 정치철학에 대한 실증주의의 비판과 규범적 정치철학으로의 회귀라는 당대의 시대 분위기에 맞서 정치적인 것의 독특성과 자율성을 재확언하고 있는 책이다. 첫 출간 후 40여 년이라는 세월의 흐름은 신자유주의의 득세와 민주주의의 후퇴와 맞물리면서 『정치와 비전』의 내용은 더욱 급진적으로 변했으며, 이런 흐름은 부시 정부하의 미국 민주주의를 “전도된 전체주의”로 그려내는 데 이르러 그 절정에 달하고 있다.

2권에서는 마키아밸리의 『군주론』과 홉스나 로크의 정치철학에 대한 자세한 분석과 새로운 견해를 토대로 오늘날 정치현실의 문제를 끄집어내고 있다. 정치사상의 오랜 주제들이 멀리 있는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의 현실적 문제와 긴밀하게 맞닿아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저자는 수백 년 전의 정치사상 이야기를 다루지만, 이 책은 과거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오늘날 우리가 당면한 문제와 가장 치열하게 다투는 하나의 방법으로 정치사상사를 기술하고 있는 것이다.

월린은 여전히 청년 못지않은 열정으로 현실을 비판하고, 어떻게 하면 민주주의가 민중적 활력을 가질 수 있을지를 모색하고 있다. 그에게 있어서 민주주의의 개념은 시민들의 자발적이고 활기에 넘친 참여와 숙의를 중시하는 참여 민주주의를 의미한다. 이 책은 민주주의에 대한 열정을 상실하고 있는 현대의 문제를 직시하고 '정치'와 '정치적인 것'을 구별하여 그 중요성과 그 가능성을 탐색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문제인지 깨닫게 해줄 것이다.1. 정치적인 것 그리고 ‘전도된 전체주의’

전통적으로 ‘정치적인 것’은 사회의 존재에 필수적인 것으로 간주되었으며 정치 참여와 시민권은 독특한 자기 완성적 활동으로 제시되었다(“인간은 정치적인 동물”). 하지만, 18세기 자유주의 및 자본주의의 등장과 함께 정치적인 것에 대한 이런 전통적인 개념화는 상실되기 시작했다. ‘정치적인 것’은 ‘강제적’이고 ‘비자발적인 것’을 표상하는 반면 사회는 ‘자발적’이고 ‘자연적인 모임’을 상징한다는 믿음이 등장했던 것이다. 이에 따라, 정치적인 것은 부차적인 것으로 간주되었고, 공동체의 구성원됨의 의미는 주기적으로 투표하는 유권자로 축소되었으며, 정치 참여는 방어적인 활동으로 제시되고 있다.
이런 흐름에 맞서, 월린은 정치적인 것을 실증주의적 정치학으로 환원하려는 시도, 정치를 윤리적 판단에 종속시키고자 하는 규범적 정치학(예컨대, 레오 스트라우스와 부시 행정부의 신보수주의 정치철학), 정치를 부정하고, 이를 이윤 극대화의 원칙화 효율성의 논리로 축소하려는 신자유주의적 접근들과 맞서, 정치적인 것의 고유한 논리를 보존하고, 이를 부단히 새롭게 재정의하고자 시도한다.
정치적인 것의 재활성화와에 대한 강조는 미국에서 경제적 권력이 정치적 권력을 위험할 정도로 압도하는 ‘전도된 전체주의’inverted totalitarian 사회에 대한 강력한 비판으로 이어지게 된다. 월린은 “자본주의 체제에서 양산되는 것은 이기적이고, 약탈적이고, 경쟁적이며, 불평등을 추구하면서, 자신의 지위가 하락하는 것에 대해 심히 두려워하는 인간들, 즉 민주적 시민으로는 부적당한 인간들”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건전한 민주사회가 성립되기 위한 가장 필요한 조건의 하나는 사적 이익에 못지않게 공적인 것의 가치를 존중할 줄 아는 정신적 능력임을 역설한다.

2. 정치와 ‘비전’

『정치와 비전』에서 ‘비전’은 사실적인 차원과 상상적인 차원을 담고 있다. 첫 번째, 비전은 대상이나 사건에 대한 기술적記述的인 보고의 의미를 지닌다. 두 번째, ‘비전’은 미적 비전이나 종교적 비전에 대해 이야기할 때처럼 상상적인 의미를 강하게 지닌다. 월린은 정치철학에서 첫 번째 의미의 비전이 수행한 역할을 무시하지는 않지만, 두 번째 의미, 곧 상상력이 개입된 비전이 수행한 역할을 훨씬 더 중시한다. 정치철학자가 정치 현상을 개념화할 때 활용하는 비전은 ‘이론가가 어디에 서 있는가’라는 것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월린은 정치적인 것을 개념화하는 이론적 활동에서 비전의 역할이 다음 세 가지 의미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첫째, 정치철학자는 비전을 통해 공상, 과장, 심지어 기상천외한 환상을 통해 때로 우리에게 만약 그것이 없었더라면 명백하지 않았을 사물들을 보게 해 준다. 곧 이와 같은 공상적인 상像을 통해 그는 일반 사람들이 정치 질서가 기초해 있는 근본적인 가정을 보는 데 도움을 주고자 한다. 예를 들어 홉스는 ‘사회계약’이라는 상상적 행위를 설정함으로써 정치질서가 궁극적으로 구성원들의 동의에 기초해 있다는 점을 밝혔다. 둘째, 정치사상가는 정치현상을 지적으로 일관되게 다루기 위해서는 그 현상을 이른바 ‘정정된 온전함’corrected fullness으로 그려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상상적 감수성이 절실히 요청된다. 또한 정치사상가는 정치적 삶에 대한 축소된 상, 사상가의 목표와 무관한 것들은 삭제된 상을 우리에게 제시해 왔는데, 이는 부분적으로 사상가 역시 직접적으로 모든 정치적 사물들을 ‘보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에서 비롯된 것이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상상력을 통해 일정한 현상을 추상화하고 상호 연계성을 제공함으로써 사회를 요약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정치사상사에서 상상력, 곧 비전의 역할은 단지 방법론적 편의 또는 정치 공동체에 대한 이론적 모델 제공으로만 국한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비전의 세 번째 기능은 사상가의 근본적인 가치 - 철학적 가치, 종교적 가치 등 - 를 표현하는 매체 역할을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그것은 정치 이론가가 역사적 현실을 초월하고자 할 때 사용하는 수단이었다.

3. 탈주하는 민주주의 : 헌정주의 대 민주주의

월린은 현대 서구에서 민주주의로 이해되고 있는 대의제 민주주의나 헌정적 민주주의가 진정한 민주적 정신을 질식시키고, 시민됨의 가치를 훼손한다고 주장한다. 이 점에서 현대 민주주의에 지극히 비판적인 급진 민주주의자라 할 수 있다. 그의 민주주의 개념은 시민들의 자발적이고 활기에 넘친 참여와 숙의를 중시하는 참여 민주주의다. 이 점에서 월린은 펠로폰네소스 전쟁에서 아테네가 패배하기 이전까지 실현된, 기원전 5세기경의 아테네 민주정과 17세기 영국 내전 당시 민주적 반란기의 경험, 19벼기 미국 민중주의자들의 경험, 그리고 1960년대 미국 신좌파의 경험 등을 진정한 민주적 경험으로 중시한다. 월린에게는 아마 1980년 5월 광주 민주항쟁 기간 동안 시민들이 구성한 자치적 공동체, 곧 단명에 그친 ‘광주 공화국’의 경험 역시 1871년의 파리 코뮌과 마찬가지로 진정한 민주적 체험으로 이해될 법하다. 이런 맥락에서 본다면 참여 민주주의에 대한 월린의 비전은 제도화된 정치권 내에서 일어난 시민들의 질서정연한 참여에 기초한 것이라기보다는, 역사적으로 민중들(빈민, 노동자, 농민, 흑인, 여성 등) 또는 시민들이 기성의 제도 밖에서 자신들의 집단적인 생존을 타개하기 위해 분투하는 과정에서 겪는 (단편적인?) 체험에 기초한 것이다. 즉 그 비전은 그들이 투쟁하면서 정치공동체에 공통적이고 일반적인 것에 관해 숙의하고, 그 숙의의 결과를 다시 집단적인 정치적 행위action로 옮길 때 일어나는 탈제도적 경험에 의해 영감을 받은 것이다.
이러한 월린에게 미국은 물론 현대 서구의 선진국가에서 실천되고 있는 (사회민주주의를 포함한) 넓은 의미의 자유민주주의가 만족스러울 리 없다. 따라서 고대부터 근대 정치사상까지를 주로 다룬 『정치와 비전』의 초판(1960년)에서는 당대의 정치에 관해 비교적 초연한 태도를 취하면서 비판적 언급을 삼갔던 반면, 2004년에 출간된 증보판의 16장과 17장에서는 현대 미국 민주주의의 실상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월린의 평가에 따르면 미국은 ‘초강대국 민주주의’superpower democracy라는 형용 모순적 실체로 변모하고 있으며, 신보수주의 정책 결정자들은 미국을 ‘전도된 전체주의’ 국가 - 파시즘이 내포하는 많은 함의와 더불어 - 로 전환시키고 있다. 월린에게 전도된 전체주의는 상호 대조적인, 그러나 반드시 대립적이지 않은 두 가지 경향의 특이한 조합을 강조하기 위한 개념이다. 2차대전 이후 많은 서유럽 국가들에서는 물론 미국에서도 시민들을 단속하고, 처벌하고, 측정하고, 지시하고, 그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정부의 능력이 증대해왔다. 그러나 동시에 그와 같은 통제를 약화시키는 것으로 보이는 자유민주적 변화들, 예를 들어 인종, 젠더, 종족 또는 성적 취향에 근거한 차별적인 관행을 폐지하고자 하는 조치들이 있었다. 하지만, 만약 이들 및 다른 개혁들이 시민들의 권력 강화를 가져오는 데 이바지했다면, 그것들은 또한 민주적인 반대 진영을 분열시키고 파편화시키는 데도 이바지했고, 이로 말미암아 효과적인 다수를 형성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었으며, 그 결과 분할을 통해 통치하기 쉽게 만들었다. 이런 비판으로 인해 미국 정치학계에서 월린은 강경 좌파hard-Left 또는 좌파 자유주의자left-liberal로 분류되기도 한다.
이처럼 월린의 급진 민주주의적 비전은 민주주의를 정부 형태가 아니라 정치적 판단의 형태로 개념화하는데, 그 정치적 판단은 우리의 판단이 자유주의적 거대 국가의 포획에서 벗어날 때 비로소 얻어질 수 있는 것이다. 이 점에서 민주주의는 국가의 정치제도 바깥에 소재하는 존재양식이며, 이러한 인식은 민주주의를 정치적 자유주의의 결박으로부터 해방시킬 것을 요구한다. 이 점에서 월린은 자신이 제 [예스24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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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소개
저자 | 셀던 월린
셸던 월린(SHELDON WOLIN)

월린은 현재 생존해 있는 미국의 대표적 정치사상가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힌다. 그는 오벌린 대학교를 졸업한 후 제2차 세계대전에 전투기 조종사로 참전했다. 1950년에는 하버드 대학교에서 “보수주의와 헌정주의 : 1760~1785년 기간의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목차
제7장 마키아벨리:정치 그리고 폭력의 경제학
1. 정치 이론의 자율성
2. 정치 이론가의 헌신
3. 정치의 본성과 새로운 학문의 범주
4. 정치적 공간과 정치적 행위
5. 폭력의 경제학
6. 윤리:정치적 윤리와 사적 윤리
7. 대중의 발견
8. 정치와 영혼

제8장 홉스:규칙의 체계로서 정치사회
1. 정치적 창의성의 부활
2. 정치철학과 과학혁명
3. 정치철학의 약속
4. 정치적 언어:참여자의 범위 문제
5. 정치적 엔트로피:자연 상태
6. 주권적 규정자
7. 공동체(성)를 결여한 권력
8. 이익과 대표
9. 힘의 영역으로서의 정치

제9장 자유주의 그리고 정치철학의 쇠락
1. 정치적인 것과 사회적인 것
2. 자유주의 그리고 차분함의 철학
3. 경제 이론의 정치적 주장
4. 정치적 권위의 실추:사회의 발견
5. 사회와 정부:자발성 대 강제
6. 자유주의와 불안
7. 쾌락 원칙을 넘어서:고통의 문제
8. 자유주의와 도덕적 판단:양심에서 이익으로
9. 자유주의와 순응성:사회화된 양심

제10장 조직화의 시대 그리고 정치의 승화
1. 조직화의 시대
2. 담론의 전통을 확인하기
3. 조직과 공동체
4. 루소:공동체의 관념
5. 자유와 비인격적 의존
6. 생시몽:조직화의 관념
7. 조직 이론과 방법론:일정한 유사성
8. 조직, 방법 그리고 헌정주의 이론
9. 조직에 내재한 공동체적 가치
10. 경제적 합리주의에 대한 비판
11. 조직 이론:합리론 대 유기체론
12. 정치적인 것에 대한 공격
13. 엘리트와 대중:조직화 시대의 행위
14. 결론

[알라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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