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하계 세미나 여행을 마치고
회원 선생님들 모두 안녕하셨습니까? 무더운 여름이 서서히 지나가고 있습니다. 아침과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고 있고, 한낮의 더위는 여전하지만 습하기가 덜해서 견딜만한 것 같습니다. 대학의 2학기는 길어진 여름 사정을 봐주지 않고 제때 시작합니다. 우리 학회의 월례학술회의도 그렇습니다. 9월 세 번째 토요일인 21일 오후에 서울 동국대학교에서 월례학술회의가 개최될 예정이오니 모두 꼭 참석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자세한 공지는 곧 이어집니다.
지난 8월 26일과 27일 양일간 우리 학회는 광주광역시로 1박 2일 하계 세미나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광주광역시 동구와 김대중추모사업회의 후원으로 개최된 학술 행사에서 황태연 선생님이 ‘사상가 김대중의 창조적 중도개혁주의’를 주제로 기조 강연을 해주셨고, 이어서 진행된 토론을 신입회원 김학재 선생님이 능숙하게 이끌어주셨습니다. 장동진, 장문강 선생님을 비롯한 27명의 회원이 여느 때처럼 이날 저녁 뜨거운 광주의 밤을 보냈습니다. 다음 날 오전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피카소 도예전을 관람하고, 점심을 먹은 뒤 원효사로 이동해 무등산 정상을 배경으로 두고 시원한 오미자 차를 마시며 주지 스님과 대화도 나눴습니다. (이날 해청 스님이 선물로 주신 연꽃 그림 손수건을 9월 21일 월례학술회의 때 선착순 아홉 분께 드리겠습니다. 모두 늦지 않게 오시기를 바랍니다.^^)
1박 2일의 세미나 여행을 회고하는 글을 신입회원 김학재 선생님이 써주었습니다. 함께하지 못한 선생님들도 간접적으로나마 그 시간을 공유하실 수 있기를 바라며 아래 덧붙입니다.
총무 공진성
2024 한국정치사상학회 하계 세미나 여행 참가 후기 (김학재/고려대)
안녕하세요! 얼마 전 정치사상학회에 가입하고 광주에서 개최된 하계세미나 행사에 함께 한 김학재라고 합니다. 작년 1학기 “김대중의 화해 사상과 정치”라는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은 후 1년 정도 지난 시점에서야 학회에 가입해 이렇게 인사드립니다.
저의 학회 가입은, 김대중을 주제로 한 이번 하계세미나의 토론 진행 제의를 학회로부터 받은 것이 결정적 계기가 되었습니다. 박성우 회장님으로부터 직접 제의를 받고, 이후 공진성 총무이사님과 연락하는 과정에서 학회 가입을 권유받고 이참에 가입해야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하계 세미나는 광주가 아닌 서울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세미나에서 강연을 맡으신 황태연 교수님을 먼저 찾아뵙고 인사드리는 게 좋을 것 같아, 행사 일주일 전 교수님과 약속을 잡고 독대를 하게 되었습니다. 황교수님의 단골집(풍납동 히어로포테이토)에서 김대중 관련 질문뿐 아니라 다양한 질문을 드리며 세미나 전부터 많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
드디어 세미나 첫날인 8월 26일 오전, 집을 일찍 나서 양재역에서 출발하는 버스에 올라탔습니다. 6월 말 첫 아이를 출산한 아내를 집에 두고 멀리 떠나는 마음이 가볍지만은 않았습니다. 그래도 내심 오랜만에 멀리 외출해 바깥 공기를 쐴 수 있다는 생각, 광주에 오고갈 때 버스에서 잠을 많이 잘 수 있겠다는 안일한(?) 생각이 마음 한편에 있기도 했습니다.
광주에 도착해 청국장이 맛있는 식당에서 막걸리 한 사발을 곁들여 점심을 먹었습니다. 살짝 알딸딸한 상태로 세미나가 열리는 동구인문학당에 도착했습니다. 그 상태로 토론 사회를 보면 괜찮을지 걱정이 됐지만, 커피를 마시니 다행히 정신이 들었습니다. 3시부터 “사상가 김대중의 창조적 중도개혁주의”라는 주제로 황태연 교수님의 강연이 있었습니다. 제 옆에서 강연을 들으신 장문강 선생님은 황교수님의 책을 미리 사서 예습해 오실 정도로 열정이 가득했습니다. 강연 이후 토론 시간은 제가 사회를 보고 진행을 했습니다. 학회원을 비롯해 세미나에 참석한 청중들의 열띤 질문과 황교수님의 생동감 있는 답변으로 토론시간이 금세 흘렀습니다. 토론 시간이 좀 더 길었으면 하는 마음이 들 정도였습니다.
세미나를 마치고 저녁밥 역시 맛있게 먹고 나서 호프집에 갔습니다. 그냥 호프집이 아니었습니다. 이번 행사에 동행하시고 후원해주신 정진백 김대중추모사업회 회장님께서 초대해주신 곳으로, 학회원들과 담소를 나누며 광주의 ‘가객(歌客)’ 정용주 선생님의 라이브 노래도 함께 들을 수 있었습니다.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가 나오자 황태연 교수님이 특별히 좋아하신 장면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또 하나 인상적이었던 건, 정진백 회장님으로부터 직접 1969년부터 김대중 관련 자료를 꾸준히 모아 오셨다는 얘기를 들은 것이었습니다.
세미나 뒤풀이에서 돌아와 일찍 잠에 들었습니다. 3차까지 뒤풀이에 가신 선생님들도 계셨다고 하는데, 대신 저는 다음날 아침을 2차에 걸쳐 먹었습니다. 숙소에서 제공해 주는 계란과 토스트를 먼저 먹은 후에, 같은 방을 썼던 김범수, 표광민 선생님과 함께 콩나물국밥집에 가서 아침을 든든히 먹었습니다.
체크아웃 후에는 아시아문화전당에 가서 피카소 전시와 다른 상설 전시를 관람했습니다. 피카소가 좋아한 투우와 염소를 소재로 한 작품들 앞에서 발길을 오래 멈췄습니다. 그밖에 아랍어 캘리그라피, 인도네시아 문화 전시도 흥미로웠습니다. 실컷 눈요기 후에는 언제든 실망시키지 않는 남도음식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굴비와 여러 반찬은 입과 배를 즐겁게 해주었습니다. 행사의 마지막 일정으로 원효대사가 창건했다는 무등산 중턱의 원효사로 향했습니다. 주지스님으로부터 시원한 오미자차를 대접받아 마시며 오붓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원효사에 오랜 시간 머물진 않았지만 눈앞의 탁 트인 오른편 멀리 서석대를 바라보니 더운 날씨에도 마음이 시원했습니다. 원효사 방문을 끝으로 서울에서 타고 왔던 버스로 다시 상경했습니다. 상경 버스에 타지 못할 뻔한 아찔한 순간도 있었지만 무사히 서울에 도착했습니다. 중간에 휴게소에 들렀을 때 최치원, 이상원 선생님이 주신 호두과자가 꿀맛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시간 순으로 이번 하계 세미나 행사의 후기를 작성해 보았습니다. 학회에 가입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처음으로 1박 2일의 행사에 참여한 제게, 이번 행사는 단순한 세미나 이상이었습니다. 세심한 일정과 효율적 동선, 풍성한 먹거리로 이루어졌던 이번 행사는 기억에 오래 남을 행사이자 기행이었습니다. 특히 행사 준비에 애쓰셨을 공진성 선생님을 비롯한 실무 담당 선생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또 이번 행사는 정치사상학회 회원들이 어우러져 만들어진 행사인 만큼, 여러 선생님들과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나눌 수 있었던 점도 좋았습니다. 고성빈, 장문강, 함규진, 표광민, 최치원, 김남국, 김범수 선생님 등과의 대화 시간은 즐거웠습니다. 덤으로 아기옷과 그림책을 챙겨주신 김민혁 선생님과, 이번 학회에 참석은 못 하셨지만 소식을 듣고 아기용품을 듬뿍 챙겨주신 김희강 선생님께도 이 글을 통해 감사 인사드립니다.
세미나 여행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