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임시총회 및 정기학술회의 후기>
3월 학회에서는 차기 학회장 선출을 위한 임시총회가 정기학술회의 이후
개최되었습니다. 학회 정관 13조에 의거하여 지난 이사회에서
결의된 후보인 성균관대학교 윤비 선생님이 총회에서 최종 추천되었고 만장일치로 의결되었습니다. 이후 저녁
만찬은 서울대학교 한국정치연구소 소장을 맡고 계신 김주형 선생님께서, 그리고 2차 맥주집은 고려대학교 김병곤 선생님께서 찬조해 주셨습니다. 좀
더 상세한 내용은 서강대학교 이미준 선생님이 정성스럽게 작성해 주신 아래 후기를 살펴봐 주십시오.
3월
정기학술회의 후기
이미준 (서강대)
지난 3월 15일 중앙대학교 법학관 601호에서 정치사상학회 3월 정기학술회의가 개최되었습니다. 갑작스레 쌀쌀해진 날씨에도 많은 선생님들께서 2025년 첫 번째 정기학술회의에 참석하셔서 언제나처럼 열띤 토론으로 회의장을 뜨겁게 달궈 주셨습니다.
숭실대학교 김선욱 교수님의 사회로 진행된 3월 학술회의의 주제는 <비상사태와 정치철학>이었습니다. 발표를 맡으신 경희대학교 김만권 선생님과 통일연구원 홍철기 선생님께서는 비상사태를 선언할 수 있는 주권자의 권한이 야기하는 논쟁과 계엄 선포 이후 계속되고 있는 국민적 저항을 정치철학적으로 조망하셨고, 토론을 맡으신 충북대학교 한상원 선생님과 서울대학교 서희경 선생님께서는 정교한 논평으로 논의의 깊이를 더하셨습니다.
먼저 1세션에서는 김만권 선생님께서 “한나 아렌트와 ‘초법성’의 정치: 12.3 내란 사태를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발표하셨습니다. 김만권 선생님께서는 칼 슈미트와 한나 아렌트의 논의를 바탕으로 법에 입각한 일상적인 정치가 계속되는 ‘일상적 순간’과 새로운 규범을 창출하려는 정치가 나타나는 ‘초법적·초일상적 순간’을 구분하며, 한나 아렌트를 원용해 합법성보다 정당성이 우선되는 초법적 순간에도 비폭력, 공론장, 행위자 간 구속력 있는 약속을 근간으로 한 규범이 부여될 수 있다고 주장하셨습니다. 마지막으로 선생님께서는 규범이 부여된 초일상적 정치의 예시로 남태령 시위를 제시하며, 초일상적 정치의 성취를 일상 정치의 시기에 구현할 수 있는 제도를 고민할 필요성을 강조하셨습니다.
이에 대해 토론을 맡은 한상원 선생님께서는 시민들의 비폭력 저항과 더불어 극우세력 역시 커지고 있다는 것을 지적하며 극우 세력의 부상을 이해할 수 있는 정치철학적 시각이 필요하다고 논평하셨고, 시민불복종은 어떠한 경우에도 비폭력의 원칙에 충실해야 하는지 질문하며 저항과 폭력의 관계를 다시 생각해 볼 기회를 제공해주셨습니다.
이어지는 2세션에서는 홍철기 선생님께서 “한국의 방어적 민주주의와 민주적 자기방어”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하셨습니다. 홍철기 선생님께서는 뢰벤슈타인의 이론에 초점을 두어 민주주의를 파괴하려는 극단적 세력에 맞서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기제를 제시하는 방어적 민주주의를 둘러싼 여러 쟁점들을 논의하고, 한국에서 이를 구현한다고 볼 수 있는 정당해산제도와 이행기적 정의에 주목하여 방어적 민주주의의 가능성과 한계를 검토하셨습니다. 선생님께서는 논의를 통해 방어적 민주주의는 다원주의 원칙과 양립하기 어려우며 또한 민주주의 체제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타협불가능한 원칙을 둘러싼 논쟁으로 예각화시킨다는 우려를 벗어날 수는 없지만, 동시에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세력에 대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당위성을 가진 주장임을 제시해주셨습니다.
이에 대해 토론자 서희경 선생님께서는 한국적 맥락을 보다 세밀하게 검토하여 방어적 민주주의를 논의할 것을 제안하셨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유럽과 달리 대통령제를 택하고 있는 한국의 제도적 차이를 고려해 방어적 민주주의를 제도화해야 하며, 정당해산심판이 민주주의 안정성에 기여하는지 여부를 보다 실증적으로 파악해야 하고, 방어적 민주주의와 이행기적 정의 사이의 연결성을 보다 신중하고 정교하게 제시해야 한다고 논평해주셨습니다.
학회 후 이어진 임시총회에서는 이사회에서 결의한 차기 회장 후보이신 성균관대학교 윤비 교수님께서 큰 응원을 받으며 만장일치로 차기 회장에 선출되셨습니다.
3월 학술회의는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포로 시작해 3개월이 넘게 지속되고 있는 탄핵 정국에서 주권자의 권한과 초일상의 정치, 그리고 민주주의의 적에 대한 민주주의의 대응을 생각해 볼 수 있는 뜻깊은 자리였습니다. 학회에서 미처 끝내지 못한 열띤 토론은 학회 이후 근처 식당에서 열린 저녁 만찬으로 이어져 많은 분들이 늦은 시간까지 서로 의견을 나누며, 그동안의 소식을 전하는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새해 첫 정기학술회의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주신 박성우 회장님과 집행부 선생님들, 그리고 발표자와 토론자 선생님들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새해 들어서 처음으로 학회 선생님들을 다시 뵐 수 있어 감사하고 즐거웠던 학회였습니다. 2025년에도 많은 선생님들의 고견을 들으며 많이 배울 수 있는 학회가 계속되리라 믿고 고대하고 있습니다.
3월 임시총회 및 정기학술회의 후기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