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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인사말

학회장 취임사

안녕하십니까? 신임 학회장 안외순입니다.

먼저 초유의 COVID19 펜데믹 상황 속에서도 매번 의미 있는 학술회의를 개최하고 학회의 발전을 위해 헌신하신 장현근 전임 회장님과 이사 선생님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이 자리에 함께하신 선생님들의 우렁찬 박수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우리 학회 창립기 막내 신입회원이었던 저는 창립 26주년이라는 학회 나이와 제 학계 이력을 같이 합니다. 그간 한국정치사상학회는 제 삶의 중요한 일부분이자 저의 자부심이기도 했습니다. 학회장 안팎에서 펼쳐지는 선후배와 동료 선생님들의 진지한 발표와 토론은 사반세기째 매월 셋째 주 토요일마다 저에게 최고의 열락(說樂)을 선사해오고 있습니다. 역대 회장님들을 비롯 선배 선생님들의 학문적 열정, 학회와 후배에 대한 사랑은 저에게 존경을 넘어 감동이었습니다. 선배 선생님들은 한 달에 한 번도 모자라 이런저런 공식/비공식 모임을 많이 꾸렸습니다. 그중에서 동·하계 세미나여행은 이제 학회 주요 정규 프로그램으로 자리를 잡았으며, 산악회 모임이나 『서경(書經)』 강독 모임 등은 아직도 소중한 추억들로 소환되곤 합니다.

부족함이 많은 제가, 지난해 12월 총회에서 선출된 이후 지금까지 학회 방향과 살림을 준비하면서 더욱 분명하게 저의 부족함을 알게 되었습니다만, 선생님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만 믿고, 특히 다음 사항에 유의하여 학회에 진 빚을 조금이라도 갚아보겠습니다.

첫째, 선배 선생님들의 후배들에 대한 애정을 거울삼아, 특히 신진학자들에 대한 진심 어린 환대로 실천하겠습니다. 작금의 대학과 학문 활동에 불어닥치는 자본의 무소불위적 조롱과 횡포는 물론이고, 대학이나 학자들 스스로도 그 하수인으로서의 전락을 그다지 부끄러워하지 않는 환경은 모든 연구자들을 어렵게 만들지만 특별히 신진 선생님들에게는 더 큰 곤란일 것입니다. 우리 학회는 이러한 상황을 직시하고, 학자로서 특히 정치사상 연구자로서 보다 자유롭게 연구하고 발표하고 토론하는 학술의 장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선생님들께서도 어떤 형태든 모두 좋으니, 주저하지 마시고 학문적 고민과 그 결과물을 공유하는 장이자 연대의 공간으로 학회를 적극 활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둘째, 연구자를 아끼고 존중하는 학회 전통을 계승하여, 열린 학회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우리 학회의 자랑 중의 하나는 학회를 진심으로 아끼는 열성 연구자들이 많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자타가 인정하는 바이고, 또 앞으로도 학회의 미덕이 될 것입니다. 다만 여기에 더하여 그동안 이러저러한 이유로 어쩌다 보니 학회와 잠시 멀어졌던, 그렇지만 각자의 영역에서 왕성하게 학문적 활동을 해오신 ‘오래된 새 얼굴’ 선생님들의 귀환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습니다. 그간 개인적으로 묵묵히 수행해온 학술활동의 업적을 우리 학회 차원에서 공유함으로써 해당 연구자는 물론 학회 및 학계도 또 다른 학문적 발전의 중요한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고, 또 나아가 든든한 선후배의 외연을 확대하고 튼튼히 하는 계기도 제공하여 우리 학회에 큰 활력이 되리라 확신합니다.

셋째, 학문 활동의 방향과 관련하여 우리 학회의 창립 정신과 학문적 실천 전통을 계승 발전시키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다음의 세 가지 창립 강령을 소개하는 것으로 실천 의지를 다지고자 합니다. 우리 학회는 국가생활 전반과 관련된 “1. 문헌 연구, 이론 및 개념 연구, 역사적 연구, 이데올로기 연구 사이의 유기적 통일성을 정립하면서 정치사상 연구의 전문화, 체계화를 도모하며 동·서양 및 한국의 정치사상에 대한 종합적인 연구를 추구한다. 1. 정치학 및 인문·사회과학 전반의 연구내용과 학회활동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면서 인문·사회과학 제분야의 통일된 기초를 정립하는데 노력한다. 1. 현실정치에 대해서는 어디까지나 초월적인 입장에서 궁극적 시비를 밝히고 국가생활의 기본 방향을 학문적으로 제시함으로써 정치학의 사회적 실용성과 실천성을 확립한다”라는 분명한 목적의식을 표방하며 출범했고, 지금까지 잘 실천해왔습니다.

이러한 학회의 창립 정신은 한편으로는 자신 이전의 고대문물들을 궁구하여 고전적 문헌들을 찬술·정비하는 방식으로 ‘온고(溫古)’를 실천했고, 다른 한편으로는 당대의 새로운 학문과 사상적 조류를 기꺼이 탐구하는 방식으로 ‘지신(知新)’을 실천하였던, 그리고 그 종합과 궁극적인 방향성에 있어서는 늘 당대적 현실과제의 본질적 해결 및 이상적인 대안 제시에 두었던, 이른바 ‘시(時)’·‘시의(時宜)’·‘시중성(時中性)’으로 일이관지했던, 공자의 학문적·사상적 실천과도 통합니다. 물론 플라톤, 율곡, 헤겔, 루소, 다산, 맑스, 밀, 롤즈 등의 위대한 정치사상가들의 개념적, 이념적, 사상적, 이론적, 철학적, 학문적 활동과도 통합니다.

우리는 세계 지성사를 통해 환경이 열악할수록 위대한 사상가의 탄생이 임박하였다는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세상이 광기 어릴수록 우리 학회 선생님들은 더욱 심문(審問)·신사(愼思)·명변(明辯)하여 국가공동체와 지구적 질서가 빚는 보편과 특수, 구체와 추상, 원리와 현상, 이와 기의 본질 규명을 위해 정치학적 그리고 정치사상적 개념, 이론, 문헌, 역사, 현상 등 제반 층위에서의 학문적 고민과 그 성과물을 산출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 우리 학회가 연구 면에서는 ‘또 하나의 기쁨(亦說)’의, 동료와의 연대에서는 ‘또 하나의 즐거움(亦樂)’의, 그리하여 궁극적으로는 ‘또 하나의 철학자(亦君子)’의 공동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모쪼록 선생님들의 학문적 발전이 학회의 발전이고, 학회의 발전이 선생님의 발전에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저와 16대 이사진들은 주어진 1년 동안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선생님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21년 6월 19일

16대 한국정치사상학회 회장 안외순 배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