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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역사자료실

제목

전경옥 신임회장 인사말 2009 08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9.09.05
첨부파일0
조회수
313
내용
신임회장 전경옥입니다.


한국정치사상학회가 회원 수로 보나 그 간의 연구 업적으로 보나 잘 익은 장 맛을 내기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시작할 때가 가장 어려운데 그 시기를 잘 다듬어 오신 분들의 뒤를 잇는 것이 한편으로는 편안하기도 하고 또 한편 새로워져야 한다는 책임감도 느낍니다. 저의 목표는 전임 회장들께서 수준높은 연구와 회원 유대를 목표로 하셨던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연구 : 우리 학회가 그 간 학문적으로 폭이 넓어지고 연구의 수준이 깊어졌습니다. 현실감이 떨어지지 않는 주제들에 대한 관심을 연구에 적용시켜 보고, 대규모 학술회의 발표 기회도 많아졌습니다. 이럴 때, 더욱 더 연구나 토론의 깊이에 대해 책임감을 갖지 않으면 그럴듯해 보이는 화려한 모임이 될 유혹이 많습니다. 때로는 처음에 우리 학회가 연구회로서의 면모를 다질 수 있었던 발표 방식에 대해 아쉬움을 느끼는 분들도 있습니다. 월례회의 전체를 한 분의 발표로 분위기를 달구었던 방식을 그리워하기도 합니다. 이런 방식이 다소 길고 불필요한 말을 하게 만들기는 했어도 속에 담아 있는 말을 다 하는 것이 태생적으로 토론을 즐기고 웅변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소중한 것이라 어느 정도 적극적인 부활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정치사상의 연구 지평 넓히기를 함께 노력하자고 하겠습니다. 최근 이런 노력은 우리 학회에서 공동 연구의 주제를 통해서도 많이 진행하고 있습니다. 문화, 젠더, 인권, 정치 교육 등은 우리가 제공할 것이 많은 분야입니다. 연구 범위를 확대하면 이를 적극적으로 학과목 개선과 확대로 이어갈 수 있겠습니다. 대학들도 인문적 소양을 강조하기 시작합니다. 또한 사상 연구 분야에서는 익숙하지 않지만 이론을 실세계에 적용시킬 수 있도록 하는 적극적인 사고의 전환과 실천 전략을 수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공동 연구에 특히 활용할 계획입니다.


인정 : 사람들은 혼자 하는 일에 익숙해져 있고 민주적 소통 방식에는 지루해 합니다. 그런 시대를 우리가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의 말을 들어야 하는 것에 인색하고 나와 다른 의견에 대한 참을성이 줄어듭니다. 참여에 소극적이 되는 이유 중 하나는 남을 인정하는 게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모두 자기 말을 하고 아무도 남의 말을 듣지 않는 모임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그렇게 되면 뭔가를 함께 도모할 할 마음이 내키는 열정이 없어집니다. 학문적 열정을 가진 사람들로서 우리는 새로운 연구 주제, 새로운 방법, 낯선 주장에 대해 진지하게 귀 기울여 대화하고 다양한 것을 인정하는 문화가 필요합니다. 학회가 갖는 의미도 개인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나처럼 다른 모든 사람이 한국정치사상학회를 자기 마음 속에 큰 버팀목으로 삼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어야 합니다. 그 마음을 존중하고 퇴색시키지도 왜곡하지도 말아야겠습니다. 학회에 대한 다른 사람의 신념의 깊이가 어느 정도인지 우리가 서로 다 알지 못한다는 걸 염두에 두어야 할 것입니다. 있는 그대로 일단 한번 접고 들어주고 봐 주면 다리가 놓아집니다. 서로에 대한 예의가 답답한 듯 한 것은 그것이 옳지 않아서가 아니라 남을 있는 모습대로 인정하기가 그만큼 어렵고 확신이 안 설 때가 많기 때문일 것입니다. 학회에서 적어도 옳지 않은 것, 낡은 것, 불합리한 것으로 분류할 수 없는 것이라면 일단 인정하는 마음으로 출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 시시한 것, 쓸모 있는 것, 남들이 알아주는 것 등이 기준은 아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느 누가 특히 더 학회의 주인다운 것은 아닙니다. 모두가 주인이어야 합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에게 기회를 균등하게 나눈다’는 것을 강조하지는 않겠습니다. 열심히 참여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함께 일할 기회가 많이 있다는 신뢰와 기대를 충족시키도록 하겠습니다.


배려 : 우리 학회 안에 서로의 생각과 하는 일에 대한 ‘인정’과 더불어 좀 더 나아가 ‘배려’가 있는 문화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때로는 인정과 배려가 구별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또 상대가 원치 않는 배려일 때도 있습니다. 이런 문화를 감상적이라고 미룰 것이 아니라 감성이 이성보다 우위일 수도 있다는 것을 가끔 생각하고 사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거리를 두고 걸으려고 하는 사람에게 다가가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인간 관계에서 설사 고의적이 아니더라도 자꾸 실수 하는 사람에 대한 배려도 어렵습니다. 노력하는 쪽이 더 상처받을 수도 있습니다만 허물이 벗겨지고 피가 조금 맺히는 것이지 뼈가 부러지거나 근육이 끊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학회가 유쾌한 장이 되기 위해서 그저 지금 보다는 서로 좀 더 많이 봐 주고 좀 더 너그럽자는 뜻일 뿐입니다. 한편, 어느 한 사람도 우리 학회에 장식품으로서 가치가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너무 훌륭하여 그저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사람은 없습니다. 공평한 기여만이 정체성을 공유하는 자격입니다.


연구와 인정과 배려가, 냉철한 지성과 따뜻한 감성이 썩 잘 어우러진 문화가 있는 학회로 계속 발전시켜 많은 분들의 노고를 헛되게 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의 유연한 사고와 풍부한 상상력을 가진 행동 열정을 학회에서 풀어 놓고 나누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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